추석 명절을 앞둔 8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종합시장. 농수산물 대부분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매 판매는 지난해보다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추석 명절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서민들은 좀처럼 흥이 나지 않는다. 고물가 여파로 성수품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차례상 단골 손님인 조기까지 그나마 저렴한 중국산으로 대체되는 상황이다.
이 밖에 배추·무 등 채소류와 과일, 육류 등 성수품별 가격이 혼조세를 보이면서 얇아진 지갑을 들고 시장을 찾은 주부들의 고민도 깊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추석을 앞두고 조기·오징어·멸치를 비롯한 수산물과 배추·무 등 엽근채소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조기(냉동·중급) 소매 가격은 한 마리에 1533원으로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각각 13.72%와 13.81% 올랐다. 굴비는 한 마리에 3314원으로 전년과 평년보다 각각 64.47% 비싸다. 그나마 수온 상승에 따른 어획량 감소로 대부분이 중국산으로 대체되고 있다.
다른 수산물 가격도 불안정하다. 오징어(냉장·중급) 소매 가격은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각각 17.71%와 21.86% 급등했다. 마른멸치(대멸·100g)도 1년 새 15.09% 올랐다.
채소류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배추 소매 가격은 1포기에 7077원으로 지난해보다 28.16% 올랐다. 무도 1개에 3698원으로 44.96%나 뛰었다. 오이(10개)와 애호박(1개)은 1만5481원과 2386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6.22%, 19.84% 상승했다. 시금치, 당근, 상추, 깻잎 등 가격도 지난해 대비 10% 이상 오른 상태다.
그나마 삼겹살과 달걀은 지난해와 가격이 엇비슷하다. 이날 축산물 품질 평가원에 따르면 삼겹살 소매 가격은 100g당 2625원으로 지난해보다 1.35% 내렸고, 달걀(특란·10구)은 3303원으로 3.30% 하락했다.
가격이 내린 품목도 있다. 사과(10개·홍로) 소매 가격은 2만5878원으로 지난해보다 12.46% 하락했다. 한우 등심(1+등급)은 100g당 8987원으로 17.4% 떨어졌다.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씨는 "차례상 차릴 생각만 하면 한숨부터 나온다"며 "몇몇 품목은 집에 있던 것을 활용할까 고민 중이다"라고 전했다. 소득에서 지출을 뺀 가계 흑자액은 2분기 기준 100만9456원으로 8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살림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사정을 아는 정부도 명절 대응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사과·배추는 공급 물량을 평시 대비 3배 이상 늘리고 배추·무 등 농산물 15개 품목도 할인 지원 대상으로 포함했다. 다만 주요 성수품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추석 연휴 기간 민심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정부 내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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