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무비자 입국 허용에 여행 예약↑…"여행수지 영향 지켜봐야" 2024.11.11 16:59 장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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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권 소지자의 중국 무비자 방문이 가능해진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중국행 항공편 카운터가 여행객 등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까스로 줄어든 여행수지 적자 폭이 다시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 국민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전격 허용한 이후 중국행 티켓을 끊은 여행자 수가 크게 늘면서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여행수지는 9억4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 4월(8억1730만 달러 적자) 이후 8월(14억2430만 달러 적자)까지 적자 폭을 점차 넓혀오다가 5개월 만에 폭을 좁혔다.

여행수지는 내국인이 해외에서 지출한 돈과 외국인이 국내에서 지출한 돈의 차액을 의미한다. 적자 규모가 클수록 내국인이 해외에서 지출한 돈이 외국인이 국내에서 지출한 돈보다 많다는 뜻이다.

한은은 9월 여행수지 적자 폭이 줄어든 것에 대해 여름철 해외여행 성수기가 종료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여행수입은 8월 14억4270만 달러에서 9월 15억4650만 달러로 1억380만 달러 늘었지만, 여행지급은 8월 28억6700만 달러에서 9월 24억8500만 달러로 3억8200만 달러 줄었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가 이달 8일부터 내년 말까지 한국의 일반 여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시적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다시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여행의 인기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중국 무비자 여행까지 풀리게 되면서 연말 여행객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실제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중국 무비자 입국을 발표한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중국 여행 패키지 예약 건수는 전월 대비 91%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체 패키지 예약 건수가 전월 대비 14%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당초 중국 여행은 여행자가 남산 비자센터를 직접 방문해 비자를 신청해야 하고 심사도 까다로워 국내 여행객들의 기피 대상이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본·동남아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중국의 여행 수요는 2019년 대비 80% 정도로 회복이 더뎠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중국 여행 예약 건수가 무비자 허용 전보다 4~5배는 늘어나 여행 업계 전반으로 봐서는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본다"면서 "폭발적인 중국 시장 아웃바운드(한국인의 외국 여행) 수요가 향후 천천히 사그라들어도 300% 증가는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아직 중국의 무비자 입국 허용이 여행수지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만약 국내여행을 계획했다가 중국 여행으로 선회하는 경우가 많다면 여행수지에 영향을 주겠지만, 다른 국가를 여행하는 대신 중국행을 택하는 경우라면 지출 총량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 무비자 입국 허용은 원칙적으로는 여행지급이 늘어나는 쪽으로 작용하지만 효과 여부는 1~2달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 "중국 여행이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를 여행하는 대신 중국 여행을 택하게 되면 여행수지의 트렌드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보통의 경우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은 목적과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국내로 여행하려던 사람이 해외로 선회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른 국가로 여행을 가려던 사람들이 비교 우위를 통해 중국행을 택하는 게 많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 아주TV,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