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체부 장관. [연합뉴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부 조사 결과 수사 대상에 오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직무 정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채용 비리 등 업무방해 혐의를 수사를 받게 된 이 회장의 직무 정지를 강하게 요구하면서다.
유 장관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김 의원의 관련 질의에 "제가 국무조정실 점검단과 스포츠윤리센터의 결과를 아직 공식적으로 받아보지 못했다"며 "그걸 받으면 저희한테 징계 요구를 할 텐데 대한체육회장을 직무 정지시킬 수 있으니 확인이 되면 직무 정지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대한체육회 비위 여부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이 회장 등 8명을 직원 부정채용(업무방해),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횡령), 예산 낭비(배임) 등으로 수사 의뢰했다.
이 회장은 스포츠윤리센터 조사를 통해 대한테니스협회장 보궐선거를 방해한 혐의로도 수사 의뢰된 상황이다.
김 의원이 이 회장에 대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직무 정지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자 유 장관이 이에 호응하는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당초 이날 전체회의에선 대한체육회에 대한 현안질의가 열릴 계획이었으나 증인으로 채택된 이 회장이 국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진행되지 못했다.
이 회장은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세계올림픽도시연합(WUOC) 스포츠 서밋에 참석하고,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국제 스포츠 기구 관계자들을 면담하겠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지난달 24일 문체위 국정감사 때 증인 출석하지 않고 문체위의 동행명령에도 응하지 않은 채 체육회 직원들과 폭탄주를 마신 것으로 확인된 이 회장이 이날도 불참하자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김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이번 불참 사유인 해외 출장도 명백히 '꼼수 출장'이다. 스포츠 서밋은 우리나라가 지난해 처음 참석한 데다 체육회 대리급 직원이 참석했던 행사"라며 "명백히 국회 출석 회피를 위한 출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회장이 이번 출장을 사비로 갔는데, 최초로 사비로 출장 간 대한체육회장"이라며 "행사 중에 IOC 사무총장과의 면담도 있다는데, 국회에서 여러 질책에 대해 읍소나 구명을 위한 출장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각종 비리와 편법이 난무한 대한체육회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2025년 예산을 심사하는 만큼 단 한푼의 혈세도 낭비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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